손흥민이 SNS를 통해 인종차별적인 내용이 담긴 ‘악플’ 공격을 당했다는 소식입니다. 토트넘 구단은 곧장 조사에 돌입할 계획이라고 하는데요,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손흥민 14호 골
손흥민은 12일(한국시각)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유와 2020∼21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1라운드 홈 경기에서 리그 14호 골을 터뜨렸습니다. 14골은 2016~17시즌 자신이 기록한 한 시즌 정규리그 최다골(14골) 기록과 같습니다.
손흥민은 지난 2월 7일 웨스트브롬과 23라운드 경기 이후 리그에서 8경기 만에 득점을 했는데요, 기간으로는 거의 2달여 만에 넣은 골입니다.
햄스트링 부상 이후 다시 선발로 돌아온 손흥민은 경기장을 종횡무진 누볐는데요, 맨유의 스콧 맥토미니에게 얼굴을 가격당하며 쓰러졌지만 다시 일어섰고, 선제골을 성공시켰습니다. 전반 40분 탕귀 은돔벨레-해리 케인-루카스 모우라가 환상적인 패스 플레이를 만들어냈고, 손흥민의 완벽한 마무리였습니다.
하지만 손흥민이 팀에서 가장 많은 키패스, 유효슈팅, 피파울을 기록하며 맹활약해도 팀은 결국 후반 연속 3골을 허용하며 맨유에 완전히 압도당했습니다. 후반 13분에 터진 프레드의 동점골, 카바니의 역전골, 메이슨 그린우드의 쐐기골 역전골을 터뜨리며 토트넘은 패배했습니다.
SNS 악플
경기가 끝난 뒤 손흥민에게 돌아온 것은 축하가 아닌 인종차별 악플이었는데요, 손흥민의 SNS 계정에는 그를 비난하는 맨유 팬들의 댓글이 쏟아졌습니다.
이유는 전반 33분에 있었습니다. 맨유 공격수 에딘손 카바니가 골을 터뜨리는 과정에서 미드필더 스콧 맥토미니가 손흥민의 얼굴을 오른손으로 가격했는데요, 주심은 비디오판독(VAR)을 통해 직접 문제의 장면을 확인한 뒤 득점을 취소하게 됩니다.
이후 손흥민이 전반 40분 직접 골을 터뜨리자 맨유 팬들은 손흥민의 과거 SNS로 몰려가 온갖 욕설과 비난을 올렸는데요, 그 내용은 ‘DVD나 팔아라’, ‘다이빙을 멈추고 돌아가서 고양이와 박쥐, 개나 먹어라’, ‘쌀 먹는 사기꾼’, ‘팀에서 가장 눈이 작은 선수’ 등 인종차별적 댓글들이 달렸습니다.
공교롭게도 손흥민은 EPL 선수들을 향한 인종차별에 대해 반대한다는 의미로 일주일간 SNS 사용을 중단한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정작 자신이 인종차별의 피해자가 되고 말았네요. 손흥민이 인종차별 피해를 본 것은 이번이 처은 아닙니다. 2019년에는 손흥민에게 인종차별적 행동을 한 혐의로 축구팬 1명이 런던 경찰에 체포된 적도 있었습니다.
맨유 감독의 도발
올레 군나르 솔샤르 맨유 감독의 발언은 팬들의 인종차별 댓글을 부추겼습니다. 솔샤르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만약 내 아들이 3분 동안 엎드려 있고 동료 10명이 그를 도와줘야 하는 상황이었다면 난 그에게 어떤 음식도 주지 않을 것“이라고 공격했는데요, 손흥민의 성인 ‘손(Son)’을 ‘아들’이란 표현으로 바꿔 직접적으로 언급한 것으로 알려집니다.
이에 대해 조제 모리뉴 토트넘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솔샤르 감독이 그런 발언을 했다는 사실이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어 모리뉴 감독은 “손흥민이 솔샤르보다 좋은 아버지를 둔 것이 다행이다”며 “아버지는 자식이 무엇을 하든 밥을 먹어야 한다. 음식을 훔쳐서라도 먹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만약 내가 다른 클럽 선수에게 그런 말을 했다면 어떤 반응이 나올지 궁금하다”며 “이런 것을 문제 삼지 않는 당신들(미디어)도 문제”라고 크게 분노한 것으로 보도되었습니다.
토트넘 구단 차원 대응
토트넘 구단은 즉각 공식 대응에 나섰는데요, 경기가 끝난 뒤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우리 선수 중 한 명(손흥민)이 끔찍한 인종차별을 당했다”며 “우리는 프리미어리그 사무국과 함께 전수 조사를 진행해 가장 효과적인 조처를 할 것이다. 우리는 손흥민 선수와 함께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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